‘명동에서 쇼핑하고 강남가서 성형수술’
10월 1일부터 시작되는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10월 1일~7일)을 맞아 성형업계와 유통업계가 한국을 찾은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를 잡으려 혈안이 됐다.
3일 한국관광공사는 1일부터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은 16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1만8000명에 비해 35% 증가한 수치다.
국내 한 성형외과 의원 홈페이지 중국어 안내문
장장 7일이라는 긴 연휴기간 동안 성형업계는 ‘한류성형 열풍’에 힘입어 성형수술을 받기 위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들을 잡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미 성형수술의 메카로 불리는 압구정역 주변은 한국어가 아닌 중국어로 ‘整形外科(성형외과)’ ‘重眼皮(쌍꺼풀)’ 등 안내광고판 일색으로 변한지 오래다.
이미 일부 성형외과는 국경절을 앞두고 밀려드는 중국인 성형수술 환자에 일찌감치 예약을 마감한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요우커들을 유치하기 위한 성형외과의 눈물겨운 VIP모시기는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최고급 리무진을 비롯해 최상급 호텔 등 숙박서비스 제공, 주요관광지 선 예약 서비스 등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성형수술을 하고 붓기를 빼거나 추가 시술을 받는 기간 동안 한국에서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성형외과가 나서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강남의 ㄱ성형외과는 현대백화점과 신라면세점과 함께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 병원에서 성형수술을 하는 중국인 환자에 한해 현대백화점 입점 브랜드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리무진으로 병원과 백화점을 오갈 수 있도록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밖에 기념품 제공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마련해 ‘요우커 잡기’에 나선다.
중국 국경절 연휴를 맞아 한국을 찾은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들이 개천절인 3일 서울 경복궁 광화문 앞을 가득 메우고 있다. 중국 연휴에 16만명의 요우커들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윤중 기자
또 고액을 서슴없이 지불하는 중국인 VIP환자를 위해 전용대기실을 마련하고, 독립된 수술실까지 제공한다.
이같은 최상급 서비스 제공은 주요 수입원으로 등극한 요우커들의 주머니를 ‘탈탈’ 털어보겠다는 속셈으로 볼 수 있다.
백화점도 요우커 잡기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7일까지 본점 1층에서 중국인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하는 ‘컨시어지 서비스센터’를 운영한다. 통역, 세금환급, 환전, 행사안내,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 음료, 인기 화장품 브랜드 소개 등 중국인의 편의를 위한 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하는 것이다.
또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돌그룹 ‘엑소’를 내세워 ‘MCM-엑소 콜라보레이션 팝업스토어’를 열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또 ‘별에서 온 그대’로 한류 최대 스타로 등극한 배우 김수현의 실물크기 사진을 백화점 내 전시, 사진을 촬영해 중국 SNS 웨이보에 올리는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한국 왕복 항공권과 롯데상품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3일 명동을 찾은 직장인 김모씨(33·여)는 “한국인지 중국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중국인들로 붐비고 있다”며 “국내 한 로드샵에 들어갔더니 점원이 ‘안녕하세요’가 아닌 알아들을 수 없는 중국말로 안내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